아사달의 눈물과 남산의 영원
경주 무영탑, 새벽 남산에서 바람이 돌무더기를 울린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무영탑은 신라 소지왕 시기, 백제 석공 아사달이 아내 아사녀를 그리며 쌓은 탑이다. 그의 눈물은 돌에 스미고, 그녀의 기다림은 바람에 흩어진다. 이 설화는 애절한 사랑의 여정을 담아 네 가슴에 설렘과 깊은 여운을 새긴다.
차가운 맹세: 아사달의 약속
남산 새벽, 바람이 돌무더기에 차가운 한기를 뿌린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소지왕 시기(479~500년) 아사달은 신라의 부름을 받아 무영탑을 쌓았다. 그의 가슴엔 아사녀와의 약속이 아릿했다. “탑을 쌓고 너에게 돌아가리.” 백제의 따뜻한 집, 아사녀의 미소가 꿈에 어른거렸다. 하지만 신라의 하늘은 낯설고, 돌의 냉기가 손끝을 찔렀다. 바람이 그의 속삭임을 삼키고, 너는 남산 기슭에서 아사달의 맹세를 느낀다.
아사달은 석공, 그러나 신라에선 외로운 나그네였다. 무영탑은 그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의 증거였다. 돌무더기의 차가운 촉감이 그의 결심을 다잡고, 너는 그 애절한 설렘에 젖는다.
바람의 아픔: 그리움의 무게
남산 깊은 곳, 무영탑 건축은 아사달의 헌신으로 시작됐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그는 돌을 깎아 탑을 쌓았다. 하지만 아사녀의 소식은 끊겼다. 편지는 오지 않고,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에 묻혔다. “날 잊은 걸까?” 아사달은 새벽 남산에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차가운 바람이 그의 눈물을 얼리고, 돌무더기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손을 베었다. 너는 돌틈에서 그의 아픔을 마주한다.
장인들은 말했다. “탑이 끝나면 고향으로!” 하지만 아사달의 눈엔 아사녀의 그림자만 떠올랐다. 돌을 쌓을 때마다 그녀의 미소가 흐려졌다. 바람이 탑돌이의 쓸쓸한 소리를 내고, 너는 그의 그리움을 느낀다.
돌의 서약: 아사녀를 위한 탑
무영탑의 돌, 하나하나 아사달의 사랑이 스며들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그는 아사녀를 떠올리며 돌을 쌓았다. 탑의 곡선은 그녀의 눈매 같았고, 돌의 결은 그녀의 손길 같았다. “내 마음은 이 탑에 영원히.” 아사달은 돌에 그녀의 이름을 새기듯 망치질했다. 바람이 그의 땀을 식히고, 돌무더기의 냉기가 그의 눈물을 안았다. 너는 탑 아래서 그의 애절한 서약을 듣는다.
그의 손은 갈라졌고, 몸은 지쳤다. 하지만 아사녀를 위한 마음은 꺾이지 않았다. 장인들은 그의 눈물을 외면하지 못했다. 돌의 차가운 표면이 그의 손바닥을 기억하고, 너는 그 헌신에 가슴이 저린다.
일출의 비극: 만나지 못한 사랑
무영탑이 완성된 날, 일출이 남산을 물들였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아사달은 탑을 쌓고도 아사녀를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남산 아래서 그를 기다렸지만, 운명은 그들을 갈라놓았다. 황금빛이 탑을 비추고, 아사달은 탑돌이를 돌며 울부짖었다. “아사녀, 내 사랑은 여기 있다!” 바람이 그의 절규를 하늘로 띄우고, 돌무더기가 그의 눈물을 삼켰다. 너는 무영탑 앞에서 그 비극의 순간을 떠올린다.
아사녀는 남산에서 그리움에 지쳐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마지막 숨은 탑의 그림자가 됐다. 너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그들의 애절한 사랑을 따라 걷는다.
남산의 메아리: 영원의 탑
무영탑은 신라의 사랑을 품은 유산이다.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절한 이야기는 세월을 넘어 전해진다. “사랑은 돌처럼 영원하다”는 그들의 맹세는 경주에 메아리친다. 바람이 탑을 스치고, 남산의 차가운 돌무더기가 설화를 간직한다. 너는 무영탑에서 그들의 흔적을 느낀다.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무영탑의 유물을 만난다. 신라의 석조는 그들의 헌신을 말해준다. 선덕여왕의 첨성대가 낭산에 별을 품듯, 무영탑은 남산에 사랑의 눈물을 새겼다. 바람이 탑돌이를 울리면, 돌의 속삭임이 설화를 되살린다. 무영탑은 경주의 약속, 가슴에 남는 그리움이다.